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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세이/청봉 생각

첫마음

act2 2025. 3. 10. 17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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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마음

정채봉


1월 1일 아침에 찬물로 세수하면서 
먹은 첫 마음으로 1년을 산다면, 

​학교에 입학하여 새 책을 앞에 놓고
하루 일과표를 짜던 
영롱한 첫 마음으로 공부를 한다면,

사랑하는 사이가 
처음 눈을 맞던 날의 떨림으로 
내내 계속된다면,

첫 출근하는 날,
신발 끈을 매면서 먹은 마음으로 
직장 일을 한다면, 

​아팠다가 병이 나은 날의 
상쾌한 공기 속의 감사한 마음으로 
몸을 돌본다면, 

​개업 날의 첫 마음으로 손님을 언제고 
돈이 적으나 밤이 늦으나 기쁨으로 맞는다면, 

​세례 성사를 받던 날의 빈 마음으로 
눈물을 글썽이며 교회에 단닌다면,

​나는 너, 너는 나라며 화해하던 
그날의 일치가 가시지 않는다면,

​여행을 떠나던 날 
차표를 끊던 가슴뜀이 식지 않는다면,

​이 사람은 그때가 언제이든지 
늘 새 마음이기 때문에

바다로 향하는 냇물처럼 
날마다가 새로우며 깊어지며 넓어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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